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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크로니콘

8# DCCCVII.

DCCCVII, 근간.
서기 샤각 기록

수호자 종족의 영웅이 지구의 그림자가 되던 날, 위대한 황제는 장엄한 연회를 열어 축하했다. 최상품 왕실 와인이 토로바틀과 지구의 별미로 이루어진 풍족한 만찬과 함께 모두에게 지급되었다.

가벼운 전채 요리로 시작된 저녁 만찬은 리바이어던 극단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이 공연에서는 가울이 패배하던 순간을 상상으로 재현했다. 지구의 그림자는 공연 내내 칼루스의 오른쪽에 앉아 있다가, 공연의 대단원에서 가울 역할을 맡은 배우 토르 트라칼이 거대한 불길과 찬란한 빛 속에서 죽어가는 순간 열띤 박수갈채를 보냈다.

공연이 끝나고 극단이 트라칼의 사체를 무대에서 끌어낼 때 두 번째 요리가 나왔고, 황제의 수석 시인이 그림자 중의 그림자를 기리는 시를 낭독하며 그들의 업적과 미덕을 찬양했다. 물론 그림자들을 적절히 선정한 위대한 황제의 미덕을 칭송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황제의 사이온 무용수들이 리본 춤으로 축하 공연을 하는 와중에 세 번째 요리가 나왔다.+ 그렇게 식사가 끝나자 참석자 전원이 박수갈채를 보냈고, 황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연설을 했다.

"오늘은 기갑단 제국과 지구, 그리고 친애하는 친구인 너를 위한 멋진 날이다. 오늘, 지구는 그림자를 드리운다.

"짐이 너를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는지 아는가? 물론 알고 있겠지. 짐과 너, 우리는 하나의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바로 갈증. 쾌락과 숙련, 승리에 대한 갈증. 생명에 대한 갈증 말이다.

"이제 우리가 하나가 되었으니 위대하고도 끔찍한 소식을 전파하자. 지금 이 순간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따라서 최선을 다해 황홀감에 빠져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고통을 최소화하고, 기쁨을 극대화하여, 우리를 억압하는 관념을 모두 벗어던져야 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넌 새로운 시대의 여명을 상징한다. 종말 전의 마지막 시대다. 짐은 이 하찮은 세계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널 짐의 곁에 두겠다."



+미래의 해당 일시에 서기로 근무 중인 이가 연회의 요리 개수와 요리 이름을 상술할 것. 이 역사가 현실화되면 이 각주는 삭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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