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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최고의 충신

6# 과대평가

바릭스가 선봉대 사령관을 직접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전에는 호선 감시 카메라에서 발췌한 사진이나 요원들이 찍은 자연스러운 사진으로 봤을 뿐이었다. 어느 쪽도 사령관의 진짜 위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자발라가 육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은 방어구 탓으로, 실제로는 근육이 팽팽하게 잡힌 호리호리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자발라 앞에 선 바릭스는 알 수 있었다. 자발라는 침착한 자신감과 빛으로 주변 공기를 장악하고 있었다. 마라 소프 이후로는 누구 앞에서도 느껴본 적 없는 위압감이었다. 심지어 케이드조차도 이 사람 옆에서는 평소와 조금 달라 보였다.

매혹적인 사람이다.

바릭스는 그의 빛과 침착한 태도 너머로 저 위대한 자발라의 강인함과 함께 자리한 불안감을 엿볼 수 있었다. 바로 그 지점을 노려 바릭스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선봉대 사령관 자발라 님." 바릭스가 무릎을 꿇고 손바닥을 펴서 바닥에 댔다. 시선은 마주 응시한 채다. 복종의 의미를 나타나내는 심판의 가문의 자세다.

케이드가 뒤에서 킬킬거리는 소리를 냈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바릭스가 힘을 빌려드리고자 왔습니다. 리프를 도와준 수호자들을, 선봉대를 돕기 위해서입니다."

자발라가 바릭스를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심판의 서기는 많은 것을 읽었다. 의연함과 강렬함, 절박함까지.

"일어나게, 바릭스." 자발라는 명령을 내리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바릭스는 명령대로 따랐다. "원하는 게 뭐지?"

"리프의 미래입니다." 자발라가 탐색하는 눈길을 보냈다. 바릭스는 꺽꺽거리며 말을 이었다. "리프 출신은 멸망에 이르고 있습니다. 각성자 자발라여. 몰락자, 굴복자, 붉은 군단. 모두가 리프의 살점을 도려내려 합니다."

"나는 전쟁 후에 페트라에게 제안을 했네." 자발라의 목소리는 퉁명스러웠지만, 무신경하지는 않았다. "결정을 내린 건 페트라였지. 그 후로 사정이 달라졌다는 뜻인가?"

"그렇습니다. 사령관님." 바릭스가 부글거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그리고 당신 같은 진정한 지도자에게 더 들려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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